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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500일의 썸머’ 우리 모두의 썸머!

by for 디아고게 2024. 2. 1.

 

[영화정보]

개봉 : 2010.01.21.

장르 : 멜로/로맨스

감독 : 마크 웹

출연 : 조셉 고든 레빗, 주이 디샤넬

 

완성하지 못한 사랑을 간직하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운명적 사랑을 믿는 지극히 평범한 남자 톰은 모든 것이 특별해 보이는 여자 썸머와 완전히 빠졌다. 사랑은 그저 환상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여자 썸머는 친구인 듯하지만, 어떨 땐 연인 같은 톰과의 부담스럽지 않은 썸이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설렘으로 가득했던 시간도 잠시, 두 사람에게도 보통의 연인들처럼 피할 수 없는 삐거덕 거리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설레기 시작한 1일부터 씁쓸함에 가까워지는 500일에 이르기까지 톰의 시작으로 바라보는 연애의 단짠 단짠 연애사를 지켜보는 재미가 충분하다. 처음엔 그저 톰의 나래이션처럼 썸머가 나쁜 X라 생각되지만, 시간이 지나, 나도 나이를 먹고 영화를 거듭 관람할수록 톰과 썸머의 다양한 관점에서 영화를 재해석 하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

 

톰의 말처럼 썸머는 과연 괘씸한 걸까?

 이 영화는 톰의 내레이션으로 전개되며 비선형적인 이야기 구조를 선택함으로써 주인공의 기억이나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는 형식으로 연출했다. 즉 주인공 톰이 자신과 여자친구 썸머의 관계를 회상하면서, 날짜에 대한 장면들이 비순차적으로 나타나게 함으로 관객은 각 순간의 감정과 상황을 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으며, 전통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예측 가능성을 벗어나 관객으로 하여금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한다. 철저하게 톰의 시각으로 바라본 영화이기에 관객들이 자칫 톰의 입장으로만 매몰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비선형적 이야기 구조를 선택한 것 같다.  감독의 의도대로 각각의 에피소드 상황을 이해하고 주인공 각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를 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영화 속 비하인드

 감독 마크 웹과 각본 작가 스콧 뉴스터가 이 영화를 만들 때 본인들의 실제 연애 경험담과 다양한 연인들의 관찰을 바탕으로 많은 아이디어를 이끌어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의 에피소드는 더욱 현실적이고 사실적으로 다가와 관객이 한 번씩은 겪었을법한 보통의 연애에 대한 감정을 이끌어낸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에서 음악이 주는 역할이 크다. 특히 썸머를 향한 톰의 감정을 전하고자 할 때 음악이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코미디적인 요소를 가미하기 위해서도 음악이 사용되었는데, 센스 있는 선곡을 통해 감독의 음악적 취향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영화의 주요 장면에는 마치 광고에서나 볼법한 흥미로운 시각적인 아트워크나 모션 그래픽이 사용되어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으며,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뻔한 로맨틱 영화하는 다른 차별점을 두고 있다.

 

 

명대사로 본 영화 리뷰
“사실 누군가의 뭔가가 되는 것 자체가 그리 편하지 않아요. 전 제 자신으로 존재하고 싶어요.”
“ 내가 식당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책 내용을 물었고 그이가 내 남편이야. 우리는 만날 운명이었던 거야. 톰 말이 옳았구나, 단지 내가 너의 반쪽이 아니었던 거야”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내가 바보 같아서”

 영화 졸업을 보고 나와 울고 있는 썸머에게 탐이 영화 때문이냐고 묻자 썸머는 그냥 내가 바보 같다며 담담하게 대답한다. 하지만 탐은 더이상 썸머가 우는 이유에 대해 묻지 않는다. 그저 영화일 뿐이라 말하며 그녀를 감정을 공감하려 하지 않는다.  나에게 있어서는 영화에서 이 부분이 제일 공감이 같던 부분이다. 어쩌면 썸머는 그 누구보다 운명의 사랑을 꿈꾸는 여자인지도 모른다. 다만 어렸을 적 부모의 이혼으로 사랑 따윈 없어를 외치며 살아오다가 우연히 본 졸업이란 영화를 통해 운명적 사랑을 하고 싶다 느낀 것 같다. 하지만 옆에 있는 사람은 썸머가 생각하기에 운명의 상대가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졸업이란 영화에 큰 의미를 두었던 톰은 정작 무덤덤하다. 이렇게 서로 엇갈린 견해를 갖게 되는 시점이 바로 이 시기부터가 아닐까 생각한다.

“톰이 배운 게 있다면, 누구도 위대한 우주의 이치를 거역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연! 그것은 우주의 이치다. 톰은 기적이 없다는 걸 배웠다. 운명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깨달았고 이제 확신이 생겼다.”

 톰은 썸머와의 관계로 인해 운명은 없다고 믿게 되었고, 썸머는 다른 사람과 결혼하게 되면서 운명이란 있다는 톰의 말이 맞다고 동의하게 되었다. 영화 500일의 썸머는 마냥 로맨틱하지만은 연애 이야기를 통해 사랑과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어쩌면 썸머도 운명적인 사랑을 확신하는 톰을 믿고 싶었을 것이고, 톰이 자신의 운명의 남자라고 믿고 싶었을 것이다. 반대로 톰은 정말로 썸머를 사랑했을까? 그녀가 왜 링고 스타를 좋아하는지 묻지 않았고, 영화를 보며 울어도 그 이유를 묻지 않았다. 어쩌면 톰은 사랑하는 대상이 아닌, 누군가를 사랑하는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착각했는지도 모른다. 우리 누구에게나 한번씩은 존재했을 톰, 썸머를 회상하며 가끔씩 꺼내보기 좋은 로맨틱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