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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달콤쌉싸름한 세상

by for 디아고게 2024. 2. 17.

 

 

[영화정보]

개봉 : 2018.03.07.

장르 : 드라마

감독 : 션 베이커

출연 : 윌렘 대포, 브루클린 프린스, 브리아 비나이트

 

달콤하지만은 않은 무니의 세계, 매직 캐슬 모텔

 영화의 주인공은 또래보다 조숙한 여섯 살 소녀 무니와 그녀의 천방지축 친구들에 관한 이야기다. 그들의 이야기는 어린이들의 동심이 모여 있는 곳 월트 디즈니 월드가 위치한 전 세계적인 휴양지 올랜도 외곽에서 펼쳐진다. 지구상에서 가장 마법과 같은 환상적인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너무나도 현실적인 매직 캐슬이라는 이름의 모텔에서 무니는 그녀의 스물두 살 철없는 엄마 핼리와 함께 살고 있다. 무늬가 유일하게 아빠처럼 친근하게 느끼는 사람은 무니가 머무는 모텔의 매니저인 바비이다. 신중하고 성실한 사람이지만 무니에게는 종종 놀림거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어느 여름날, 근처의 또 다른 모텔인 퓨처 랜드에 무니 또래 소녀 젠시라는 아이가 이사를 오면서 무니와 젠시는 어느새 친구가 되며 그들의 여름 이야기가 시작된다.

 

영화 속 화려한 색감 뒤 감쳐진 현실 세계의 그림자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미국에서 떠오르는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독립영화 감독인 션 베이커가 연출해 화제가 됐다. 영화 속 배경 그대로 약간은 비현실적이고, 판타지적인 느낌의 공간에서 살아가는 미국 빈민층들의 현실을 어린아이들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보여준다. 이 영화는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나오지만 마냥 귀엽고 환상적인 영화는 아니다. 영화 포스터만 보고 단순히 힐링 영화라고 생각하고 관람했다면 큰 오산이다. 영화 속 등장하는 어른들은 매번 싸우고, 비도덕적인 행동을 일삼고, 리얼리즘에 충실하듯 우리내 현실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들 속에서도 꾸밈 없고 순수한 아이들의 감동적인 행동들은 관객들을 이내 울컥하게 만든다. 영화 속 모텔 외관, 디즈니 월드, 아이들의 의상, 심지어 무니 엄마 헬리의 헤어컬러까지 모든 장면들은 하나같이  화려한 색감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그 색감 뒤에 숨겨진 현실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영화 속 비하인드

 영화의 제목이 플로리다 프로젝트인 이유는 월트 디즈니 월드가 처음 지어졌을 때 불렸던 이름이 플로리다 프로젝트라 한다. 또한, 집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부 사업인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이중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이 영화의 재미를 극대화 하는 요소 중 하나는 단연 무니 역을 연기한 아역배우 브루클린 프린스이다. 이 영화로 최연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아역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영화에서 바비와 무니와의 케미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중 하나이며, 당돌하면서 순수한 매력을 지닌 무니 역을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완벽하게 소화했다.

 

꿈과 환상의 공간 디즈니랜드와 지극히 현실적인 공간 모텔, 아이러니하게 대비되는 두 곳!

 범죄와 마약, 담배, 성매매, 욕설 등 온갖 안 좋은 요소들에 적나라하게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이 있는 곳, 그들이 거주하는 모텔이다. 반면 단 몇 키로 떨어져있는 곳에 모든 세상 어린아이들의 꿈과 환상의 디즈니월드가 있다. 하지만 무니와 그의 친구들에게 디즈니월드는 그저 갈 수 없는 환상 속 공간일 뿐이다. 냉혹한 현실과 아이들이 순수함이 대비되는 것처럼 장소의 대비도 극명하다. 이 영화의 결말 역시 아이러니하다. 헬리는 결국 아동보호국에 무니를 빼앗기게 된다. 객관적으로 헬리는 무니에게 좋은 엄마는 결코 아니었지만 무니를 누구보다 진심으로 사랑했고 아꼈던 것은 사실이다. 아동보호국에 의해 강제로 헤어지게 된 모녀가 결국 어떻게 살아가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무니가 친구 제시의 손을 잡고 그토록 가고 싶었지만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디즈니월드로 힘차게 뛰어가는 뒷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결국 아이들은 가짜 매직 캐슬을 떠나 진짜 매직 캐슬로 달려간다는 점에서 대비되는 것이다. 관객은 안다. 무니와 헬리 둘 모두를 위해서도 그들이 헤어져야 한다는 것을, 하지만 그들이 서로를 얼마나 위하고 아껴왔는지를 알기 때문에 머리가 복잡해지는 것이다. 처음에 이 영화를 접했을 때 포스터 이미지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오랜만에 밝은 영화 보며 힐링해야지생각했는데 큰 착각이었다. 영화를 다 보고 극장을 나오는데 왠지 모를 답답함과 무거운 생각들로 사로잡히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무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