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정보]
개봉 : 2012.09.27.
장르 : 드라마
감독 : 사라 폴리
출연 : 미셸 윌리엄스, 세스 로건, 루크 커비
결혼을 했지만, 갑자기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남자가 눈앞에 나타난다면?
이제 막 결혼 5년차인 프리랜서 작가 마고는 매우 다정하고 유머러스한 남편 루와 함께 남부럽지 않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리고 있다. 어느날, 일로 떠난 여행길에서 우연히 대니얼이라는 남자를 알게 되고, 처음 마주한 순간부터 두 사람은 이상하게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느끼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대니얼이 바로 자신의 앞집에 산다는 것을 알게 된다. 본인도 모르게 점점 커져 가는 대니얼을 향한 마음과 남편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몹시 갈등하는 그녀의 권태롭지만 평온한 삶은 점차 흔들리기 시작한다.
골수팬을 양상 시킨 사라 폴리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
이 영화는 사라 폴리 감독의 로맨스 영화로 두근거림 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결혼 5년차 프리랜서 여행작가로 활동하는 마고가 느끼는 공허함과 갑자기 나타난 새로운 사랑의 설렘을 담고 있는 로맨스 영화이다. 2012년 개봉 했을 당시 섬세한 연출력과 탁월한 시나리오 그리고 무엇보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평단과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던 영화이다. 그래서 인지 몇 번의 재개봉이 진행되기도 했으며,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는 팬들 사이에서는 명작으로 꼽히는 영화이다. 나 역시 별 기대 없이 봤는데 감독의 연출이 너무 돋보여서 N차 관람을 했던 기억이 난다. 권태로운 부부의 일상을 표현하는 부분에서 단절된 소통의 느낌을 주기 위해 중간에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대화하는 장면을 넣었다. 또, 마고 혼자 찾아간 놀이동산에서, 360도 정신없이 회전하는 놀이기구를 타는 장면은 미쉘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대변했다. 여주인공이 느끼고 있는 감정들을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로 관객에게 그녀가 느끼는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도록 했다.
사랑, 매혹과 쓸쓸함에 대하여
사라 폴리 감독은 인간은 영원히 만족하지 못하는 존재라고 믿는다 했다. 맞다. 인간은 언제나 무언가를 필요로 하고 새로운 것을 갈구한다. 언뜻 보기에는 흔하고 흔한 불륜 드라마 같지만 사랑에 빠지게 되는 그 순간과 감정이 무르익으면서 찾아오는 고민들, 또 뜨거웠던 사랑이 익숙함으로 변해 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이야기 한다. 커플 사이에서 생기는 결핍들과 그것을 채우는 노력에 관한 영화라 볼 수 있다.
영화 속 명대사로 본 리뷰
"샤워기엔 아무 문제없었어. 고장이 아니었어. 그냥 나중에 늙어서 내가 수십년동안 매일 이 짓 했다고 고백하려 했어 그래서 당신 웃게 해주려고"
남편 루가 샤워하는 아내가 모르게 바가지에 물을 담아 몰래 붓는 장난을 친다. 헤어질 때쯤 이런 고백을 하는데, 이렇게 자상하고 스윗한 남편을 두고 떠나는 마고가 매정하다 생각했지만, 마고 입장에서 루는 이제 미래를 함께할 수 없는 남자가 되어 버렸다.
"인생에는 빈틈이 있기 마련이야. 그걸 미친놈처럼 일일이 다 메꿔가면서 살순 없어"
루를 떠난 마고에게 루의 누나가 하는 말이다. 마고는 평소 루의 가족들과도 너무 잘 지내왔었다.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마고에게 오히려 루의 누나가 위로한다.
"가끔 새로운 거에 혹해 새것들은 반짝이니까" / "새 것도 헌 것이 되죠" /
"맞아요, 새 것도 바래요. 헌 것도 원래 새것이었으니까"
사랑의 열병부터 권태의 순간까지
마고는 결혼은 했지만 운명적으로 만난 새로운 남자 앞에서 죄책감과 사랑 사이에서 고민한다. 우리도 사랑일까라는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역설적이게도 기존에 견고했던 가정을 깨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갔지만, 결국 지금의 이 사랑도 과연 사랑이 맞을까를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처음엔 설렘으로 시작했지만, 이 역시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권태로움으로 이어질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의 격정적인 배드신이 인상적이다. 서로를 향한 키스와 애무가 360도 카메라 워크로 표현되다가 결국 둘은 아무표정 없이 TV를 권태롭게 바라보게 되는 것을 롱테이크로 보여준다. 영화 중반과 엔딩장면에서 흘러나왔던 <Video Kill the Radio Star>노래 가사처럼 ‘헌것도 처음에는 새 것 이었다‘라는 사랑에 대한 비유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사랑이든 그것이 감정의 것이 아니듯 설렘이 익숙함으로 변하는 순간들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결국 그들의 뜨거웠던 사랑도 서로를 향한 감정만 믿고 노력 하지 않는다면 운명처럼 맞이했던 사랑처럼 권태로움 역시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마고에게 만큼은 너무나도 헌신적이었던 루를 버리고 대니얼을 선택한 마고를 손가락질 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인생에 빈틈이 있기 마련이다. 사랑에 관해 어떠한 선택을 하더라도 누가 맞고 틀렸는지 정답은 없는 것이다.